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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일생

후배의 논문 읽기

(옮겨 심는 중: 2019. 7. 18. 오후 4시 40분에 쓴 글)

 

글.. 잡문은 억지로 쓰려면 정말 안 써진다. 오히려 내가 써야만 하는 academic한 글은 억지로 쓰려면 어떻게든 쓸 수 있는데 아무렇게나 쓰는 글은 정말 아무런 마음이 되어야만 쓸 수 있지 시간이 많고 여건이 허락된다 해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듯. 일단 논문이나 과제는 항상 데드라인이 있으므로... 나의 아무 글은 데드라인 따위 없으므로... 하핳

 

해서 내 기준 이런저런 생산적인 일 - 이용진 생일에 온갖 음식을 만든 것(이용진을 방에 3시간 감금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차돌박이, 관자구이, 미역국, 새우버터볶음, 감자전(미친ㅋㅋ 감자전 왜 만들었을까 정말 제일 힘들었... 반죽도 너무 많이 했어...), 잡채(는 쿠킹박스의 도움이었지만 여튼 이것도 손이 안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명이나물, 갓김치, 깻잎, 그리고 어머님이 보내주신 어묵볶음과 김치를 꺼내는... 으어어... 정말 그런 엄청난 일을 하고 뻗어서 생일자가 설거지했다는 그런 이야기), 치과 치료를 시작한 것(은 대략적으로 기록을 해두었지... 어제 또 갔었다ㅠㅠ 따흐흑), 프란츠 파농 책 조금 읽은 것(이거는 언젠가는 기록해 두고 싶지만 과연 ㅋㅋ 인상깊은 구절이라도 옮겨 써 두고 싶지만 단순한 인용도 브런치가 허용해 줄까?? 이렇게 또 브런치에 대한 자기검열을ㅋㅋ), 이용진 내시경에 따라간 것(넘나 의젓한 보호자 aka 아내였던 나), 엄지발가락의 매니큐어를 지우고 길어진 손톱과 발톱을 깎은 것(는 정말 내 기준 생산적인ㅋㅋ 원래는 일일일생 3은 손톱과 발톱에 대해 쓰고자 하였다) 등등을 했지만 쓰려니 안 써져서 그래~ 이것은 써야 하는 글이 아니야~ 라며 안 썼더니... 또 뭔가...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니 일일일생이 급 쓰고 싶었다는 그런.. 그런 것이다.

 

여튼 나는 officially 박사과정 학생임에도... 흐아... 이 얘기를 여기서 또 해야 하네 ㅋㅋ 하게 되네! 인가. 여튼 나는 공부 별로 안 좋아하는 듯한데 어쩜 이렇게 박사과정 수료까지 밀려온 것이야? 학부 때 어떤 교수님이 잘 못 해도 학계에서 10년 버티면 그걸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다(?) 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음... 나는 아닌 거 같지만.. 왜냐면 지난 시간들이 너무 성글고 어떻게든 <안 하려는> 몸부림의 결과물들이었기에 ㅋㅋ 여튼 그래도 어쩌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고 궤도에서 튕겨나가는 원동력이 없어서 뭔가 여기까지 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흐어어. 뭐 사실 아직 소논문 한 편 발표해 본 적이 없으니 학계에 발을 들인 것도 아닌 것이야. 달걀 껍질을 부리로 쪼고 있는 축축하고 빨간 병아리 같은 상태인데 쪼고자 하는 의지가 그닥 없는 것이 ㅋㅋ 나요... 그럼 어쩌라구...

 

여튼 그랬더랬어도 시간이 흐르고 <후배>들도 있으므로 그들의 academic한 글을 읽고 뭐라도 피드백을 줘야 하는 일이 생기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착한 나의 후배 칭구의 글을 열었는데 뭔가 으아ㅋㅋ 익숙하지만 수박 겉핥기로 또는 벼락치기로 급박하게 공부하고 지나갔던 그런 개념들의 나열들과 종강 이후 긴 글 따위 읽지 않은 나에게 흐어.. 길다... 뭐야 그냥 멋있는데 잘 쓴 거 같은데 ㅋㅋㅠㅠ 이런 느낌이다. 그래도 읽고 뭐라도 이야기를 해주어야지... 나의 인상 비평은 긴 글 잘 썼구 멋있당... 이지만 그런 것을 바란 것은 아닌 것이야 ㅠㅠ 아니 이런 게 이렇게 자신없는데(싫다고 말하기엔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이 진심이라서 싫다고 하지는 않겠음) 대체 왜 이런 길에 접어든 거야?? 몰라ㅋㅋ 하지만 누구나 일은 어렵고 힘든 거지.. 이건 일이야.. 일.... ill...... 허헣 약간 현실웃음이 0.1초 정도 나는군ㅋㅋ

 

몰라... 여튼 academic한 일들에 대한 나의 감정은 복잡미묘하다. 뭔가 소논문 같은 거를 그래도 하나라도 써야 하지 않나???? 라고 하려 해도 riss 들어가서 논문들을 찾아보고 뭐야 벌써 비슷한 논문들인데 미래의 나보다 훨씬 잘 쓴 논문들이 이러케 많자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 이것은 마치 화끈화끈한 상처 위에 붙어 있는 밴드를 굳이 떼 보는 느낌이란 말이지... 어쩌란 말이냐 ㅠㅠ

 

쓰다보니 아직 후배의 논문을 읽지도 않았는데 생산적인 일에 이걸 count하고 또 이렇게 나의 생각들을 늘어놓는 것이 가당하냐는 생각이 들었닼ㅋㅋㅋㅋㅋ 으이구 정말 읽고 나서 이걸 쓰든지! 으이구!! 그래도 이제 읽을 것이다... 그리고 다섯 시 반 전까지 카톡으로 피드백을 줄 것이야. 뭐라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똑똑하고(제발) 지난 시간들이 있으니까... 여튼 읽어보자....

 

*라고 쓰고.. 나는 티스토리로 와봤다 ㅋㅋ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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