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

여름의 과일들

haemka 2019. 7. 29. 19:42



이용진이나 나나 몸에 좋은 것보다는 맛있고 간편하고 빠르고 몸에 좋은지 아리까리한 것들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용진과 달리 난 과일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여름이 오면 달고 아삭하고 단단한 흰 복숭아가 너무 먹고 싶고(여름이 아니어도 먹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 겉은 붉고 속은 노란 커다란 자두, 딴딴하고 매끈한 천도복숭아, 달콤한 즙이 줄줄 흐르는 시원한 수박 등등이 늘 먹고 싶달까. 허나 이용진은 과일을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는 점이 있었고... 생각해 보면 이용진과 내가 의기투합하여 사서 맛있게 먹은 과일은. 귤 정도. 타하.... 애니웨이 그래서 결혼 후 처음 맞은 여름에 난 자두를 사고 싶었지만 이용진은 시큰둥했다든지 또는 안 사는 걸 권했다든지 또는 이용진이 생일 선물로 수박을 (카톡 메시지로) 받았는데 배송지를 구미로 입력하자고 했다가 내가 급발진하는 바람에ㅋㅋ 농담이라고 했지만 왠지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등등 그래서 왜 과일을 못 사게 하냐고(사실 못 사게 한 건 아니고 약간 호도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ㅋㅋ) 난 과일 먹고 싶다고~~~~ 슬프다고~~~~~~ 아주 뭐라고 한 적이 있고부터... 이용진은 난 이제 과일 사먹는 것을 좋아하기로 했어! 라고! 선언한 뒤 얼마 전 자두에 이어 오늘은 하얀 복숭아를 사오는 기염을 토했다ㅋㅋ 하핳 이뇨속 안 좋아한다더니.. 사오는 건 또 기가 맥히게 맛있는 걸 잘 골라서 사오네... 회사 앞 그 마트 맘에 드는구만... 그래서 오늘 (시판) 부대찌개를 끓여서 같이 먹고서는 신나게 복숭아를 두 개 깎아서 나눠먹고 섬유질과 뿌듯함을 함께 충전했다... 이 말이다. 이용진이 과일을 사 오는 원천이 애정과 관심인지 생존 본능인지 또는 그 사이 어딘가 미묘한 지점인지 알 수 없으나 앞으로도 종종 과일.. 사와주길 바랄게. 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