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

수고했어, 오늘도

haemka 2019. 11. 4. 05:33

괜찮아 잘 될 거야~라든지 수고했어 오늘도~ 같은 노래는 뭔가 너무 직설적인 거 같아서.. 그래도 슈퍼스타는 꽤 좋아했지만.. 여튼 이런 노래는 너무 직접적이라 좀 오글거리지 않나????라는 생각을 평소에는 하지만 뭔가 이런 노래가 확 와 닿을 때... 그거는 내가 아주 직설적인 무언가가 필요한 그런 때... 그게 바로 지금... 하핳 Allerheiligen을 포함해 3일의 휴일이 지나갔고 난 오늘 슈투트가르트도 안 갔건만 어째서인지 아직도 할일이... 잔뜩? 어째서? 남아 있고 피로도 그닥 풀린 거 같지가 않고 내일 아침 일찍 Amt에서 Aufenhaltsgenehmigung을 잘 받아올 수 있을까... 물에 스르륵 흘러들었던 내 핸드폰은 아직 켜보지 않았는데 괜찮을까... 지금 괜찮더라도 한국 갈 때까지 괜찮을까... 그리고 월급을 받으니 새삼 집세가 엄청 큰 포션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런저런 일들로 월급을 떼고 떼고 떼고 나니 아직 월급을 받은 지 3일밖에 안 되었는데 말일까지 이 생활비로.. 과연 살 수 있을까...??? 근데 다음 달에 갚아야 하는 게 또 있는데... 역시 한국이나 독일이나 똑같구만...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도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그래서 축 처지고 눈물이 또르르 나고 그런 컨디션은 아니다. 아니고 오히려 수고했어 오늘도 1시간 반복 재생 틀어놓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도 안 벗고 열심히 정리를 하고 깨끗해진 집에서 해야 할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하나씩 해나가면서 맞았어... 난 항상 풍족하다기보다는 약간은 모자란 듯 살았지만 사실 모자란 적이 있었던 게 아니야... 오히려 난 참 좋은 환경에서 산 편이지... 진짜(?) 선교사님들도 계신데... 감사한 일이야.... 그리고 일단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은 닥치면 걱정하자구...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약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 다행이다. 그래 맞았어 이 걱정은 지금 호르몬의 농간도 약간 있고 또 피곤하고 또 나중 걱정을 미리 당겨서 그래... 지금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이런 느낌이다. 수고했어 오늘도는 역시 너무 직설적이긴 하지만 이번 주 Tutorium(읽기/쓰기) 수업의 주제가 '기분, 감정'이고 그래서 시 읽고 어떤 감정이 들어 있는지 찾아보는, 그리고 직접 시를 써 보는 활동이 자료에 들어 있는데 난 참 석사 때 공부한 보람도 없이 대체 2급도 못 마친 얘들한테 무슨 시를 주는 게 좋을까...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고... 고심 끝에 김소월의 <가는 길>, 그리고 바로 <수고했어, 오늘도>를 최대한 얘네들이 배운 단어랑 문법으로 바꿔치기하고 그래도 안 되어서 단어 주석을 잔뜩 달아서 자료를 만들어 놨다. 그러고 나니까 왠지 수고했어, 오늘도에 정이 가서 어제 오늘 몇 번이고 듣고 있고 화요일 수업 시간에 아마 이걸 틀어줄 수 있다면 틀어주고 싶다는... 왠지 44명의 학생들 중 몇 명은 이 노래가 맘에 들지 않을까... 또는 수업 시간에 노래 들어본 추억을 기억하지 않을까... 특히 그날 퀴즈를 보기 때문에 마음이 좀 강퍅ㅋㅋ해져 있을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수고했어 오늘도를 듣고 있다. 맞아! 난 오늘 수고했긴 한데 아직 수고가 끝나지 않아서 ㅋㅋ 조금만 더 열심히 하고 핸드폰도 켜보고 씻고 불끄고 자고 내일은 일찍 일어날 것이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