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의 기운이 느껴진다
석사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쭉 학교 다니고 일하느라 거의 항상 어딘가를 ‘다니면서’ 지내왔는데 이제 약 한 달 후면 미지의 생명체와 1년 이상 집에서 지내는 날들이 시작된다. 이질적이어서 상상이 잘 안 된다 그 생활이 나와 맞을지 안 맞을지 ㅎㅎ 여튼 오늘로 수업은 끝났고 이제 시험과 수료식만 남아서 내년 가을학기까지는 <수업 준비하는 오후(oder 저녁 oder 밤...)>가 사라지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휴직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 정말 어떠려나 ㅎㅎ
마지막 한 달을 맞이하며 나는 직장에서의 포지션이나 관계 등을 생각하며 괜히 맘이 복잡하고(복잡하게 하는 사람도 없는데) 자꾸만 여기저기서 선물을 받아서 감사하면서도 어쩔 줄을 모르겠고 누웠을 때와 누웠다 일어날 때 허리가 너무 아파서 대체 남은 한 달을 이 상태로 어떻게 보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고 그런데 집을 아기에게 맞게 세팅하고 빨래하고 소독하고 할 생각을 하면 또 한 달이 너무 모자란 것 같아서 마음이 다급해지고 그러다 보니 출산의 고통을 깊이 묵상할(?) 틈이 없어 다행인 건지 뭔지... 도우미 이모님 와 계실 것도 걱정이 되고 아기 낳고 신청하고 알아볼 것도 많아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고 아직 아기 이름도 못 지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할일은 태산인데 아무것도 모르겠고 좀 압도되는 이런 느낌이 마치 독일 처음 가기 전 이민가방만 하나 덜렁 사놓고(결국 들고 가지도 않았던ㅋㅋ) 빠르게 다가오는 출국일에 쫄았었던 그때 같다 그래도 결국 어찌저찌 갔고 좋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결국 생각한다. 여튼 리베만 건강하면 일단 다른 건 다 다음 문제니까. 어젠 정말 이상하게도 슬프지도 않았는데 눈물이 나서 새벽 2시에 깨서 흑흑 우는 바람에 남편까지 깨고 희한한 나날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