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결혼기념일에 우린 이렇게 떨어져 있다...라고 애석해 하기에는 떨어져 있기 위해(?) 호다닥 결혼한 것이라 이미 예견된 바이다. 우린 서로에게 스마트폰으로 편지를 써 주기로 했지만 결혼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내 소중하고 기계값을 반밖에 안 갚은 아이폰8이 욕조 속에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갔으므로... 주님... 아빠는 내가 이럴 줄 알았대... 샤워할 때마다 핸드폰 들고 들어가는 거 보면서... 맞았어 나도 사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만 독일 시골 마을에서 이래버리면 곤란한데.... 돈만 내면 잽싸게 고쳐주는 스피드의 나라에서 이랬어야 하는데 말이여. 여튼 그 일은 일어나 버렸고 난 대경실색하여 바로 핸드폰을 끄고 침통한 마음으로 핸드폰을 바람 드는 창가에 둔 지 어언 30시간... 침례를 받았으니 새 생명을 얻어라 아이폰이여.... 오늘 밤에 켜볼 생각이고 그래서 여튼 편지는커녕ㅋㅋㅋ 이용진에게 큰 심려를 끼친 결혼기념일이 되었다. 난 노트북 렌즈에 붙여 놓았던 스티커를 떼고 캠으로 이용진과 페이스톡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고 (그거 말고도 많은 게 없지만) 코노가 없는 튀빙엔에 사는 날 위해 이용진은 쑥고개 우리집 침실에 있는 모니터에 노트북을 연결하고 유튜브로 노래방을 틀어줘서... 이용진은 3호선 매봉역을... 나는 오마이걸이 퀸덤에서 부른 나의 지구를... 열창하는.... 뭐야 이게 ㅋㅋ 기술이 발전해서 서로에게는 마치 같이 노래방 간 것처럼 (대강) 느껴졌겠지만 누군가가 봤다면 혼자뿐인 방 안에서 열창하고 있는ㅋㅋㅋ 그런 현타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우리 둘은 그런 것도 없이 엄청 재밌게 노래를 부르며 결혼기념일을 보냈다. 고 쓰는 순간 한국은 11월 4일이 되어 버렸군.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8시간의 결혼기념일이 남아 있도다. 맨날 이용진이 좀 보고 싶은 상태지만 오늘은 특히 더 이용진을 기념하며 저녁을 보내리.... 이 짧은 기록은 학교 컴퓨터로 재빨리 남기는 것이고 이젠 이용진을 기념하며 단어 시험을 채점해야겠다. 후후
'사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는 (0) | 2019.11.04 |
---|---|
수고했어, 오늘도 (0) | 2019.11.04 |
꼭 필요한 작은 행복들 (3) | 2019.10.31 |
Worry is a misuse of your imagination (0) | 2019.09.25 |
나의 심장을 깨부숴버린 쌉니다 천리마마트.... (1) | 2019.09.24 |